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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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칼럼] 공중밀집장소추행, 강제추행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성적 목적의 신체적 접촉, 성추행 범죄는 실생활 속에서 강간죄보다 훨씬 많이 발생하는 성범죄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성추행'이라고 묶어서 말하기도 하지만, 실제 성추행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아마 아시겠네요. 이 글을 보고 계신 대부분의 경우는 성추행 사건, 특히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사건에
연루되어 그 처벌에 대해 탐색 중이실 테니까요. 성범죄 사건의 처벌 수위는 신속도가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꼭 필요한 내용만 집어 추행의 구분과 형량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가장 기본적인 성추행 : 강제추행죄
모든 성추행의 기준은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여러 추행죄들이 파생되기 때문인데요.
우리 형법에 규정된 강제추행죄는 성추행의 가장 기본적인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유형력의 행사를 통해,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추행을 함으로써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범죄죠.
강제추행죄의 문언상 구성요건은 '폭행 또는 협박' 이라는 유형력의 행사를 통해,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추행'을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법원은 강제추행죄에 대해서 상당히 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슈가 된 사건은 이러한 법원의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버스정류장에 앉아 홀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여학생에게, 한 남성이 다가가 음란행위를 하였습니다.
여학생을 붙잡는 등 신체접촉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여학생의 등 뒤에서 혼자 음란행위를 한 뒤 흔적을 남긴
이 남성에게 법원은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었음에도
죄가 성립한 이례적 판결이었고, 이후로도 이 판례가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에는 대부분 이런 사례를 소위 '바바리맨'과 동일하게 보아 공연음란죄로 처벌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강제추행죄의 적용범위를 넓힌다 하더라도, 실제로 처벌하기 애매한 상황도 있는 법입니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로, 혼잡한 지하철 차량 내부에서 모두가 신체접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생각해 볼까요.
이 때에 몸이 닿았다고 상대방을 고소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여 은밀하게 추행했다면요?
잘못되었다는 건 알겠지만 아무리 기습추행의 법리를 적용하더라도 강제추행죄로 처벌하기에는 뭔가 애매하죠.
2. 장소적 특성을 이용하는 성추행 : 공중밀집장소추행
위처럼 애매한 형태의 성범죄가 증가하면 우리의 법리도 발전합니다. 법조항이 제정되기도, 개정되기도 하죠.
하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혼잡한 장소라는 장소적 특성을 이용하는 교묘한 성추행 범죄를
처벌하기 위하여, 공중밀집장소추행죄를 규정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굵직한 판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장소적 특성을 이용하는 범죄를 예외적으로 처벌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처음에는 강제추행죄와 달리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다소 가볍게 규정했었는데요.
제정 당시에는 처벌이 가벼운 대신 적용 범위를 넓게 적용했었죠. 정황의 특수성을 반영했던 걸로 보입니다.
다소 엄격한 판단기준을 유지하는 강제추행죄에 비해 공중밀집장소추행에서는 사소한 접촉도 혐의가 인정되었죠.
하지만 2020년, 해당 조항은 개정을 통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바뀌었습니다.
넓은 적용 범위는 그대로 유지되었고요. 사회와 인식의 변화, 발생 건수 증가에 따라 처벌이 강화된 것입니다.
이처럼 발생 건수도 많고 주목도도 높은 범죄는 처벌 기준이 매우 타이트할 수밖에 없다는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3. 혐의의 특수성을 고려한 대응 방안은?
그런데 공중이 밀집한 장소에서 일어난 추행이라 해서 무조건 같은 죄가 적용되진 않는다는 점을 아시나요?
지하철이나 버스, 공연장 내에서 발생한 성추행이라도 그 범행의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한 결과, 장소적 특성을
이용한 범죄가 아니거나 그 추행의 정도가 심각하여 도저히 성폭법상의 가벼운 처벌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면 형법상의 강제추행죄가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징역형이 10년 이하로 확 뛰어 버리죠.
이는 검찰에서 검토한 후 어떤 혐의로 공소를 제기할지에 관한 문제라, 쉽게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억울한 사례가 많이 발생하는 공중밀집장소추행죄, 적절한 대처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라는
점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인지가 되셨겠죠? 여기에 한마디 얹자면, 초동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하겠습니다.
붐비는 인파 속에서 CCTV가 있다고 한들 움직임 하나하나를 잡아낼 수는 없습니다.
당사자들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에, 가능하다면 최대한 빨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소한 일로 치부하다가 뒤늦게 강제추행죄로 혐의가 전환되면, 그때는 너무 늦습니다.
빠른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잊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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