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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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구범위 잘못 쓰면 경쟁사 못 막습니다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먼저 등록된 특허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특허가 있다면 판매 중단을 요구하거나 침해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제품과 청구항을 대조해 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핵심 기능은 비슷해 보여도 부품의 위치나 연결 방식, 작동 순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권리가 미치지 않을 수 있죠.
특허등록증이 있다는 사실과 경쟁 제품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은 같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출원 당시 어떤 기술적 특징을 청구항에 담았고, 그 관계를 어디까지 권리로 표현했는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허청구범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록 가능성과 권리범위를 함께 고려하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명세서에 적었다고 모두 권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허가 등록되면 해당 기술 전체를 독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명세서에 기술을 자세히 설명했더라도 청구항에 제대로 담지 못한 구성은 권리로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특허청구범위 설정의 오류에서 기인하죠.
특허 명세서에는 발명의 배경과 해결하려는 문제, 기술 구성, 작동 과정, 효과가 폭넓게 담깁니다.
그리고 그 명세서 속에서, 출원인이 권리로 보호받고자 하는 기술적 사항을 청구항 형태로 정리한 부분이 청구범위입니다.
쉽게 말해 명세서가 발명을 설명하는 문서라면, 특허청구범위는 그 설명 가운데 어디까지를 권리로 요구할지 정하는 요소입니다.
이때 청구항은 발명의 특징을 구성요소로 나누고, 각 요소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거나 작동하는지를 나타냅니다.
등록 후 권리범위를 검토할 때도 제품이 청구항에 적힌 구성과 그 관계를 포함하고 있는지 살피게 되죠.
따라서 명세서에 기술 내용을 자세히 적었다고 해서 그 내용이 모두 실질적인 권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2. 등록 가능성을 높인 문구가 권리를 좁힐 수 있습니다
청구항은 넓게 쓸수록 다양한 제품 형태를 포괄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지만 이미 공개된 특허나 논문, 기존 제품의 기술까지 포함하면 신규성이나 진보성이 부족하다는 거절이유를 받을 수 있죠.
그래서 선행기술과 차이를 만들기 위해 부품 위치, 결합 구조, 작동 순서, 수치 범위를 특허청구범위에 추가하곤 합니다.
문제는 이때 심사 과정에서 조건을 과하게 넣으면, 등록 후에도 권리범위를 제한하는 걸림돌이 된다는 점입니다.
가령 센서의 종류와 설치 위치, 측정 수치까지 하나의 청구항에 모두 포함했다면 경쟁사가 센서 위치를 바꾸거나 해당 수치 범위를 벗어나도록 설계했을 때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등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한 요소가 경쟁 제품을 권리범위 밖으로 밀어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거절이유에 대응할 때는 단순히 차이점을 추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인용된 선행기술의 구성요소를 청구항과 대조하고, 기존 기술과 다른 구조나 작동 관계가 무엇인지, 그 차이로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지를 따져야 하죠.
보정 후에도 사업에 필요한 제품 형태를 보호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현재 제품보다 기술의 핵심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특허청구범위를 작성할 때는 모든 요소를 같은 비중으로 다뤄서는 안 됩니다.
발명의 원리와 효과를 만드는 핵심 구성은 독립항에 두고, 선택 가능한 재료·결합 방식·수치 범위와 같은 요소는 종속항에서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나눠야 하죠.
현재 제품에 A센서를 사용하더라도 기술의 핵심이 센서 자체가 아니라 측정 결과에 따라 장치를 제어하는 관계에 있다면 다른 센서로 대체되는 경우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반대로 A센서의 고유한 구조가 기존 기술과 다른 효과를 만든다면 해당 특징을 청구항에 남길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청구항 작성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 요소가 발명의 효과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구성인지 따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진행할 때, 최초 명세서에 근거가 부족하면 출원 후 필요한 구성을 새로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처음 출원 단계에서부터 현재 제품과 예상 가능한 변형을 함께 고려해 명세서와 청구항을 설계해야 합니다.
대표님들께서 특허를 출원하는 이유는 등록증 한 장을 받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시장에서 자신의 기술을 보호하고, 경쟁사의 모방 제품에 대응하며,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기에 출원 과정에서 가장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부분도 특허청구범위죠.
청구범위는 등록 가능성만이 아니라 등록 이후 실제 사업에서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까지 함께 고려해 섬세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만일 현재의 청구항이 진정 실효성이 있을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출원 전에 변리사와 함께 청구범위를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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