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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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강제추행 회사의 압박을 받고 있을 때 피해자가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은?
목차
1.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았어도 상사강제추행은 성립합니다
2. 회사 내부 신고와 형사 고소는 목적이 달라요
3. 상사강제추행, 증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상사강제추행을 검색하는 분들의 상황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추행인지 아닌지부터 확신이 서지 않죠. 술자리였거나, 분위기 상 넘어가게 됐거나, 상대가 직속 상사라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했거나.
그러고 나서 출근을 했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앉아서 일을 했습니다. 그게 며칠이 됐고, 그러는 사이 검색창을 열지 않으셨나요?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았으니 내가 예민한 건 아닐까. 상사인데 신고하면 내 직장이 흔들리는 건 아닐까. 라는 고민들과 함께요.
그 두 가지 생각이 행동을 막습니다. 실무에서 상사강제추행 피해자를 만나면 거의 예외 없이 이 지점에서 시간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증거도, 선택지도 줄어드는데 말이죠.
1.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았어도 상사강제추행은 성립합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이 이겁니다.
그 자리에서 싫다고 말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피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이 점을 오래전부터 인정해왔습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 성립 요건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명시적 거부 의사 표시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행위가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유발했는지를 중심으로 봅니다.
여기서 직장 내 권력 구조는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의 관계는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구조 자체가 이미 하나의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법원은 직장 내 상하 관계, 인사 권한의 존재 여부, 피해자가 처한 업무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행 여부를 판단한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
즉,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했던 것이 동의의 표시가 아닙니다. 상사라는 위치가 만들어낸 구조적 침묵입니다. 상사강제추행은 그 구조 자체를 범행의 맥락으로 인정합니다.
2. 회사 내부 신고와 형사 고소는 목적이 달라요
상사강제추행 피해를 입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경로가 두 가지입니다. 회사 내부 신고와 형사 고소. 이 둘을 혼동하거나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두 경로는 목적이 다르고,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는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 의무를 부과합니다.
피해자 요청 시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부여,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 절차를 밟으면 회사가 법적 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 자체가 기록으로 남고, 이후 분쟁에서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형사 고소는 이와 별개로 가해자 개인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묻는 절차입니다. 강제추행죄는 형법 제29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중범죄입니다.
실무에서 보면 내부 신고만 진행한 경우, 회사가 사건을 축소하거나 가해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절차를 마무리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때 형사 고소라는 수단을 남겨두지 않은 피해자는 사실상 아무런 압박 수단이 없게 됩니다.
두 경로를 어떻게 조합할지는 사건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선택지 자체를 좁히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상사강제추행, 증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상사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가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이 증거 타이밍입니다.
사건 직후에는 존재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사라집니다. 사내 메신저 대화, 업무 일정 기록, 회식 장소의 CCTV 영상, 당일 동석했던 동료의 기억.
특히 CCTV 영상은 업장마다 다르지만 통상 30일에서 60일 이내에 덮어쓰기가 됩니다. 그 기간을 넘기면 영구히 사라집니다.
실제로 피해 발생 직후 상담을 받은 피해자는 회식 장소 CCTV 보존 요청, 당일 업무 메신저 기록 캡처, 동석자 진술 확보가 가능한 시점에 움직였습니다.
그 자료들이 이후 수사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가 됐습니다. 반면 수개월이 지난 뒤 상담을 요청한 경우는 CCTV도, 메신저 기록도 이미 보존 기한을 넘긴 상태였습니다.
진술 외에 남은 것이 없는 상황에서 사건을 구성해야 했습니다.
상사강제추행 피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증거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언제 움직이느냐가 결과를 바꿉니다.
직장을 잃을까 봐 참는 동안 잃어버리는 것들
상사강제추행 피해자들이 가장 오래 붙들고 있는 고민이 직장입니다. 신고하면 내가 불이익을 받는 건 아닐까, 조직에서 찍히는 건 아닐까.
그 고민이 시간을 잡아먹는 사이, 증거는 사라지고 가해자는 아무 일 없이 출근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성희롱 피해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 처우를 명시적으로 금지합니다.
신고 이후 불이익이 발생하면 그 자체로 별도의 법적 문제가 됩니다. 직장을 잃을까 봐 참는 것이 직장을 지키는 방법이 아닙니다.
지금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십시오. 내부 신고와 형사 고소 중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증거를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회사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판단은 경험 없이 혼자 하기 어렵습니다.
성범죄 피해자 전담 변호사와 먼저 상담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선택입니다. 상사강제추행 피해는 참는다고 끝나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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